특별한 동아리

[특별한동아리] “사람의 손길이 절실한 유기견 보호에 ‘유GO걸’이 앞장서요” [특별한 동아리] 조회수 : 3984





동아리 운영부터 담당교사 위촉까지 학생들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백퍼센트 학생들의 의지로 굴러가는 자율동아리 ‘유GO걸’은 유기견 보호를 위해 봉사하는 동아리다. 교내 지원금을 받으면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 “아기들(유기견) 파상풍 주사를 맞히고 싶다”며 천진난만하게 웃는 ‘유GO걸’ 학생들을 만났다.  













동아리 ‘유GO걸’을 소개해주세요.

임채경(3학년) ‘유GO걸’은 ‘유기견에게 다가가는(go) 소녀’라는 뜻을 가진 유기견 봉사 동아리입니다.

김채원(3학년) 백퍼센트 학생들의 의지와 참여로 진행되는 자율동아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따로 받는 지원은 없고, 동아리 조직부터 운영까지 부원들과 직접 하고 있어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이진아(2학년) 매주 3~4명씩 남양주에 있는 유기견 보호소로 봉사를 가고,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캠페인 활동을 하기도 해요.

김채원 물품을 직접 제작해서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을 유기견 보호소에 기부하고 있어요. 교내 축제 때는 유기견 보호 및 유기 방지를 알리는 전시를 열기도 해요.



유기견 보호소에서는 어떤 봉사를 하나요?

최현선(2학년) 보호소에 있는 강아지들도 돌보고, 함께 산책을 나가기도 해요. 대변 처리를 비롯해 보호소 청소도 하죠.

임채경 처음에는 보호소 관계자분들이 청소만 시키셨어요. 예전에 타 학교 학생이 금지구역에 들어갔다가 개에게 물리는 사고가 있었대요. 그 이후부터 강아지들과 접촉을 금지한다고 하셨어요.

김채원 초반엔 청소만 했는데 지금은 직접 돌볼 수 있도록 해주세요. 보호소 들어가면 강아지들이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맞아주는데, 정말 예뻐요.(웃음)



물품을 판매해서 기부한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임채경 결연을 맺은 보호소가 재정적으로 힘들다는 걸 알고 부원들과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시작하게 됐죠. 저희끼리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기부하는 것도 좋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길 바랐거든요. 

김채원 유기견 보호의 의미가 담긴 물품을 직접 만들어서 판매해요. 재작년부터 팔찌와 부채를 만들어 교내와 명동, 홍대 거리에 나가 판매했어요. 더불어 유기견 보호의 목소리를 높이고, 안락사 방지 서명도 받았어요. 작년 한 해 총 46만 7천원의 수익을 냈고 전액 기부했죠.  





자율동아리 ‘유GO걸’을 만든 계기가 궁금해요.

김채원 중학생 때부터 유기견 봉사에 관심이 있었어요. 1학년 때 ‘개밥바리기’라는 유기견 봉사 동아리가 있었는데, 2학년부터 참여할 수 있다고 해서 벼르고 있었거든요.(웃음) 근데 2학년이 되니까 그 동아리가 없어졌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만들었죠.



동아리에 가입한 계기는?

김민지(2학년) 예전부터 유기견 입양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봉사를 하다보면 저와 마음이 맞는 강아지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웃음) 

박예원(2학년) 어릴 때부터 동물을 좋아했는데, 여건이 되질 않아 키우지 못했어요. 가엾은 강아지들을 보살피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가입했어요.

최현선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는데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어요. 그래서 동아리를 통해서라도 강아지와 함께 하고 싶어 들어갔죠. 처음에는 딱히 유기견 보호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는데, 봉사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죠.



활동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이진아 사랑이 담긴 손길에는 개들이 배를 발라당 까며 애교를 부리더라고요.(웃음) 그 모습을 보면서 개들도 감정을 느낀다는 걸 알 수 있었죠.

김채원 직접 보호소에 가기 전까지는 시사프로그램에 나오는 모습처럼 삭막할 거라고 생각는데, 막상 가보니 개들이 사람을 엄청 반기더라고요. 처음 보호소에 갔을 때 저를 격하게 반겨주던 그 장면이 잊혀지지 않아요.(웃음)

임채경 작년에 제작한 부채를 제가 디자인 했는데, 저희 집 강아지 ‘아름이’를 본 딴 캐릭터를 그려 넣었어요. 친구들이 여름 내내 아름이가 그려진 부채를 들고 다니니까 기분 좋았죠.(웃음)



동아리를 통해 변화된 점이 있다면요?

김채원 좋아하는 일을 위해 직접 동아리를 창단하고 운영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작년 한 해 ‘유GO걸’을 뺀다면 저한테 남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아요.(웃음)

임채경 이전에는 리더가 되어 주체적으로 활동한 적이 없었는데, 자율동아리를 통해 많은 일들을 겪어내며 스스로 부족한 점도 알게 되고 성숙해진 것 같아요.

이진아 봉사의 재미를 알게 됐어요. 처음에는 귀찮다고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뿌듯함이 밀려오면서 행복해지더라고요. 

박예원 소심한 성격이었는데 자발적인 활동을 주로 하다보니 적극적으로 변했어요.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해요.

김채원 지금은 유기견 보호활동을 하고 있는데, 유기동물로 그 범위를 넓히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또 동물실험 화장품이나 모피처럼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동물학대에 대해서도 알리고 싶어요. 그리고 해가 거듭할수록 동아리의 영향력이 커졌으면 좋겠어요.(웃음)

이진아 예능 작가가 되고 싶어요. 누군가를 웃길 수 있는 글을 쓴다는 건 매력적이잖아요.

최현선 공기업 취업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특히 한국사를 깊게 공부하고 싶어요.

김민지 유치원 선생님이 되기 위해 진로상담부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이승진 동아리 담당교사 

“아이들의 작은 노력이 나비효과로 이어질 거라 믿어요”


이승진 교사는 자율동아리 ‘유GO걸’ 부원들이 직접 뽑은 담당교사다. 그는 학생들이 주축이 되는 동아리기 때문에 ‘면목상’ 담당교사를 맡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동아리에 대한 열정만큼은 학생들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이 교사는 실제로 학생들과 함께 유기견 보호소에 방문해 봉사를 하기도 했다.

“당시 학생들이 담당교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요. 저를 보는 눈빛이 간절했거든요.(웃음) 또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서 하는 봉사라는 점과 유기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어요.” 

그는 동아리를 통해 다른 선생님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학생들을 보며 유기동물 보호에 관심을 갖게 된 선생님들이 꽤 있습니다. 언젠간 아이들의 노력이 나비효과가 되어 큰 변화를 불러 올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담당교사로서 목표를 묻는 질문에 “아이들이 봉사를 잘 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제가 할 일이죠. 물론 유기견이 생기지 않게끔 인식 변화에 힘쓰는 것과 유기견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잊어선 안 될 과제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지현 인턴기자 jh0309@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 fotolee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