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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동아리] ‘선플’ 달았더니 시사 상식이 눈에 ′뙇′ [특별한 동아리] 조회수 : 6080


‘선플’ 달았더니 시사 상식이 눈에 '뙇'


여느 남학생들처럼 거친 입담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예쁜 말을 좋아하고 악플 보단 응원의 댓글, 일명 ‘선플’을 다는 학생들이 있다. 그들은 게임을 하다 다툼이 생기면 “욕은 나쁘니까 착한 말로 풀자”고 말하고, 방과 후 PC방에 모여 격려의 댓글을 단다. 안산공고 정보윤리반의 이야기다.


‘정보윤리반’을 소개해주세요.
윤해준 (3학년 동아리장) 정보윤리반은 선플운동본부에서 운영하는 ‘선플누리단’ 중 하나에요. ‘선플’은 격려 댓글을 의미해요. 요즘 인터넷에서 악플을 쉽게 볼 수 있잖아요. 저희는 악플을 근절하는 차원에서 선플을 다는 활동을 하고 서명 운동도 하고 있어요.


동아리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윤해준 동아리 시간에 학교 컴퓨터실에 모여 선플을 달거나, 기자재가 없으면 저희끼리 PC방에 가서 활동해요. 등교 시간에 선플을 독려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동아리 활동 때는 시내로 나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아요. 매년 축제 때마다 캠페인 부스를 운영하고, 6월에는 교내 공모전을 준비해요.


특성화고에 입학하게 된 계기는?
이진형 (2학년) 전자제품을 뜯어보고 다시 조립하는 게 재밌어서 공고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성적이 맞아 안산공고 전기과로 왔어요. 3학년이 되면 현장에 나가 실무를 자세하게 배우고 싶어요.
김태진 (2학년) 아버지께서 전기 관련 회사를 운영하셔서 가족들의 권유로 들어왔어요.
김현우 (2학년) 중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들어왔어요. 저도 이 친구들과 같이 전기과에요. 전기가 요즘 대세죠.(웃음)


동아리에 들어 온 이유는?
윤해준 1학년 때 가입했던 동아리가 2학년이 되자 사라져버렸어요. 그때 담임선생님께서 여기를 추천해주셔서 들어오게 되었어요. 학과랑 연계된 동아리는 많지만, 동아리까지 공부처럼 하고 싶지 않았어요.
이진형 원래 배구반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잘렸어요. 그때 이형민 선생님께서 동아리에 들어오면 햄버거를 사준다고 하셔서 오게 됐죠.(웃음)


선플 달기 캠페인은 어떻게 하나요?
윤해준 시내에 나가 자유롭게 활동해요. 악플의 위험성을 알리고 선플을 독려해요. 또 선플을 달겠다는 사람들의 서명도 받아요. 구호는 따로 없지만, 같이 피켓을 들고 ‘선플을 달자’라고 외치죠.


거리에서 캠페인을 하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것 같은데, 시민들의 반응은 어때요?
윤해준 선플의 의미를 잘 몰라서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사람들도 여럿 있고요. 선플의 중요성을 알려드려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아서 아쉬워요.
이진형 전단지 나눠주시는 분들 생각하면 돼요.(웃음)


직접 쓴 선플 중에 인상 깊었던 게 있나요?
김현우 얼마 전 이세돌 프로와 알파고의 대국이 큰 화제였을 때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단 게 기억에 남아요. ‘78수, 신의 한 수, 성공적’이라고 댓글을 달았어요.
김태진 보이는 기사마다 선플을 달아서 크게 인상 깊었던 건 없어요.(웃음)
이진형 요즘 가정 학대에 대한 기사가 많잖아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아이가 빨리 낫길 바란다’는 댓글을 달았어요.





기억에 남는 악플이 있다면?
윤해준 저는 생각보다 악플이 많이 없다고 느껴요. 사람들이 악플의 위험성을 인지해서 그런지 점점 줄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딱히 기억나는 악플이 없어요.

이진형 살인이나 폭행 사건 관련 기사에 관심받고 싶은 사람들이 생각 없이 단 댓글이 기억나요. ‘명복을 액션 빔’ 이렇게 도를 넘은 장난식의 댓글을 달아요. 그럴 땐 화가 나서 ‘명복을 빕니다’라고 제대로 댓글을 달죠.

김태진 부모님 언급하면서 욕하는 댓글들이 가장 보기 싫죠.


좋아하는 연예인 기사에 댓글 단 적도 있어요?
김태진 좋아하는 연예인이 없어요. 희한하게 우리 학교에는 연예인 좋아하는 친구들이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서 댓글은 주로 사회분야 기사에 많이 달아요.
김현우 저는 프로듀스101의 김세정을 좋아해요. 하지만 공과 사는 구분하는 편이라 그런 기사에는 댓글을 달지 않죠.(웃음)


동아리를 하면서 스스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윤해준 악플의 위험성을 알고 게임을 할 때마다 상대방을 비방하는 글이나 욕을 쓰지 않게 됐어요.
김태진 게임을 하다가 다툼이 생기면 무작정 욕을 하지 않고 타협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욕은 정말 나쁘다. 좋은 말로 하자’라고요.

이진형 선플을 달다 보니까 평소에 안 보던 뉴스를 많이 보게 돼요. 그래서 시사 상식이나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됐죠.






동아리를 자랑한다면?
윤해준 자유로운 분위기에요. 그래서 학업과 병행하기에 부담없고 즐거워요.
이진형 담당 선생님이 좋으세요. 젊고 개방적이셔서 저희를 친구처럼 대해주세요. 그래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게 매력이죠.


내년에 어떤 후배들이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이진형 저희 동아리는 남자 밖에 없어요. 그래서 여학생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남들이 보기에 예쁜 사람은 다 이상형이에요.
김태진 아무래도 동아리 이름이 ‘정보윤리반’이다 보니까 따분할 거라 생각하고 많이 들어오지 않는 편이에요. 그래서 무조건 많이 들어와서 함께 선플을 달았으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계획&목표는?
윤해준 작년에 활동을 열심히 해서 봉사상을 받았어요. 올해에는 동아리 내에서 선플을 가장 많이 다는게 목표에요. 선플운동본부 게시판에 제가 단 선플 내용과 URL을 복사해 올리면 카운트가 돼요. 그렇게 한 주 동안 20개를 채우면 봉사활동 1시간을 받아요. 이제껏 받은 봉사 시간이 70시간 정도 돼요.
이진형 저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활동이 저조한 편이에요. 그래서 이번에는 열심히 선플을 달아 봉사 시간 60시간을 채우고 싶어요.
김현우 봉사 시간에 굳이 의미를 두지 않고 수시로 달려고 해요. 생활화가 중요한 거죠.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
이진형 익명이라고 인터넷에서 악플 달지 말고, 온·오프라인 상관없이 좋은 말을 썼으면 좋겠어요.
김태진 온라인상에서 악플을 달면 분명 누군가는 상처를 받는다는 걸 알고, 악플이나 욕을 줄였으면 좋겠어요. 게임을 같이 하는 친구들에게도 고운 말 좀 쓰라고 전하고 싶어요.




“선플 달기를 통해 올바른 언어 습관을 배웠으면 좋겠어요”

이형민 담당교사


이형민 교사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학생들과 친구처럼 이야기를나눴다. 그가 정보윤리반을 담당한 지는 올해로 4년째. 학생들이 동아리의 가장 큰 매력으로 이 교사를 꼽았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 교사는 정보윤리반만의 특색으로 전문성을 꼽았다. “저희 학교 자체에서 인터넷의 역기능을 교육하는 정보윤리학교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자살 사이트나 성인 사이트처럼 불건전한 웹사이트, 저작권 침해, 사이버 상에서 일어나는 폭행 등의 문제점을 알리는 수업인데, 교과와 연계해서 집중도도 높은 편이에요. 그래서 보다 전문적이고 스펙트럼이 넓은 게 장점이죠.”
이 교사는 학생들의 수상 소식을 들을 때 교사로서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매년 말 전국 단위로 선플공모전이 열리는데, 저희 학생들이 포스터 부문에서 수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시상식 사진 속에 정든 얼굴이 많이 보일 때 가장 뿌듯하죠.”
마지막으로 이 교사는 학생들이 온라인뿐만 아니라 실생활 속에서도 고운 말을 많이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선플을 달게 되면 좋은 글을 생각하고, 직접 쓰기 때문에 실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예쁜 말을 사용하게 돼요. 그래서 선플 달기를 통해 올바른 언어습관을 배우길 바랍니다.”




글 최지현 인턴기자│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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