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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8] 코로나19의 역설과 특성화고 조회수 : 1176


박창열 해성국제컨벤션고 상담교사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해 전 세계가 충격과 공포 그 자체다. 우리나라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다양한 방역 대책을 통해 대응 중이며 학교는 두 차례 개학을 연기하다가 결국 온라인 개학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경험하게 됐다. 모두가 처음 가보는 길이라며 학교는 부랴부랴 온라인 개학 및 수업을 준비하고 학부모들은 가정에서 학습이 가능한지 스마트 기기 등 온라인 학습 환경 구축에 여념이 없었다.

필자는 현재 상업계열 특성화고에서 전문상담교사로 근무 중이다. 여느 학교와 다름없이 우리 학교에서도 온라인 수업 준비와 학사 일정에 자질이 없도록 모두가 협력하고 있다. 다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문계고등학교는 대학 입시 일정에 촉각을 세웠지만 특성화고등학교는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 당장 취업의 어려움을 당면하게 됐다. 코로나19를 통해 교육 현장의 대응 모습을 살펴보고 나아가 특성화고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한다.


교육부, 학교 현장과 소통하지 않는 모습 아쉬워

교육부는 우선적으로 개학을 연기하고 휴업을 명하며 초동 대처에는 능동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2차 개학 연기부터는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과 학부모 단체 등의 눈치를 보며 수동적 결정을 한다는 느낌이 적지 않았다. 물론 사회적 요구가 중요하고 크게 어긋난 결정을 한 건 없지만 일명 ‘교사 패싱’의 모습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노력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개학 연기, 휴업, 재택근무 등의 중요한 결정사항을 교사들이 언론매체를 통해 알 수 있었다는 점은 매우 아쉬운 점이다.

특히 대입에 관련하여 수시 및 수능일정 등 조정안은 발표하면서 특성화고 학생들을 위한 자격증 취득 및 취업 대책은 전혀 언급되지 않아 정책에서 소외된 현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


차분하게 진행되는 ‘사상 초유’ 온라인 수업

코로나19로 인해 개학 연기와 온라인 개학 결정은 ‘사상 초유’라는 말이 나오며 교육계 전반의 혼란을 예상했다. 그런데 학교와 교사들은 너무나 차분하게 상황을 주시하며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있었다. 편하지 않은 사회의 시선도 있었지만, 언제 할지 모르는 개학을 위해 탄탄하게 교과와 업무를 정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일각에선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모두가 처음 가보는 이 길이 교사들에게도 부담이었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실습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특성화고의 교육과정 속에서 온라인 수업은 더더욱 어려움이 많지만, 독자적인 실습 시범 수업과 수행 과제를 제시하며 교사주도적 수업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힘든 시간을 보내는 학생과 학부모를 응원하며

누구보다 활동적이고 학교에 있어야 할 학생들이 답답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집에서 모든 부분을 챙겨야하는 학부모님들은 힘들어도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라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이 시간을 버티고 있음이 느껴진다. 특성화고 학생들과 학부모의 마음은 더욱 불안하고 초조할 것이다. 집에서 가까운 학군에 속한 학교를 마다하고 스스로 원하는 학교로 진학을 선택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이 남다른 책임감과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우리 학교는 조·종례를 실시간 화상회의 프로그램 ‘ZOOM’으로 운영하고 있어 친분이 있는 선생님의 반 종례를 따라가 보았다. 20인치도 안 되는 모니터에 빽빽하게 오밀조밀 모여있는 학생들의 얼굴을 보니 알 수 없는 찡함이 밀려왔다. 천진난만하게 인사를 건네는 학생들에게서 현재 상황의 답답함보다는 “지금 여기에 잘 적응하고 있어요, 곧 학교에서 만나요”라는 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의 역설

많은 나라들이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방역 모범국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국가적으로 촘촘히 방역 대책을 세우고 그에 따라 전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며 체계적 의료 시스템과 헌신적인 의료진 덕분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한편, 학교에선 지금 고3 학생들에 대한 걱정이 많다. 인문계고는 수능 일정을 늦추며 대입에 관련한 대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자격증을 취득하고 수시로 취업에 대비해야하는 특성화고 고3 학생들은 현재 상황이 막막하기만 하다.

‘코로나의 역설’이란 말을 종종 듣곤 한다. 사람들은 전염병을 피해 동선을 최소화하고 고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공기가 맑아지고 야생동물이 거리를 활보하며 자연이 회생하는 모습들이 세계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억지로 끼워 맞추듯 보이겠지만, 지금의 코로나의 역설처럼 지금의 위기 상황이 특성화고에선 기대와 기회의 상황이 되길 바란다.


특성화고 위기의 컨트롤 타워는 어디인가

코로나19의 방역에서 정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방역에 실패한 다른 나라의 경우에서 충분히 보여줬다. 이러한 점에서 특성화고에 대한 질적 성장과 동시에 사회의 편견을 바꾸는 일이 특성화고 교사와 학생만의 몫이 아니라는 점을 강하게 지적하고 싶다. 왜 해마다 특성화고에서 신입생 유치에 많은 에너지를 쓰며 서로 경쟁해야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단순히 학교 자체의 문제이거나 학생 수 감소로만 설명한다면 관련 대책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특성화고의 사회적 편견은 특성화고 학교 교사나 졸업생들이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먼저 정부와 교육당국이 특성화고에 대한 양질의 취업처를 확대하는 등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이 우선되고 그에 따라 학교, 교사, 학생의 노력이 수반돼야 특성화고에 대한 사회의 선입견이 바뀔 것이다.

코로나19가 정부와 중대본이라는 컨트롤 타워에서 방역에 성공적으로 잘 대처한다면, 앞으로 특성화고등학교의 위기를 담당할 컨트롤 타워는 어디이며 어떤 방향성과 성장 동력을 제시할지 눈여겨볼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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