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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8]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특성화고 “향후 취업 일정이 더 큰 걱정” 조회수 : 1810

[하이틴잡앤조이 1618=박인혁 기자]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4월부터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다. 처음 맞이하는 상황임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수업은 진행되고 있지만 특성화고 교사들은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자격증 시험이 연기되고 상반기 채용이 축소되는 등 특성화고 지상과제인 취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나날이 감소하고 있지만 그 여파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특성화고 현장에서는 학생들 안전을 위한 개학 연기와 온라인 개학 결정에 충분히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교육부가 학교 현장과 소통하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에 보도자료를 통해 학사일정을 공개한 점에 대해서는 교사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3차례 개학 연기 끝에 단계적 온라인 수업 실시

교육부는 지난 2월 23일 학생들의 등교를 일주일 뒤로 미루는 1차 개학 연기를 발표했다. 이어 3월 2일 발표로 3월 23일로 개학이 미뤄졌고 3월 17일에는 4월 6일로 개학을 미뤘다. 이후 학교별 학년별로 일정을 달리해 단계적 온라인 개학을 실시했다. 특성화고를 포함한 고등학교는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4월 13일 먼저 온라인 수업을 실시했고 1, 2학년은 4월 20일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다.


경기도의 한 상업계고 교사는 3차 개학 연기 발표를 앞둔 시점에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치는데 ‘학교에서도 실시간으로 언론을 통해 듣는 소식이 전부’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며 “언론 공개에 앞서 학교에 공문이라도 보냈다면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돈

이 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성화고 온라인 강의, 장비는 갖췄지만 실습 위주 전문 교과에는 부적합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특성화고는 온라인 수업을 위한 장비 구축은 일반고에 비해 잘 돼 있는 편이다. 최근에 실습실을 개편했거나 방송 및 미디어 관련 전공이 있는 특성화고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무리 없이 준비할 수 있었다. 초기에는 EBS 온라인클래스 플랫폼의 서버 문제도 있었지만 학교별로 ZOOM(온라인 화상 플랫폼)과 구글 클래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분산해서 활용하면서 큰 혼돈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습 위주의 특성화고 교과 특성상 등교 수업이 미뤄질수록 전공과목 학습에 차질이 생길 것이 우려된다. 특성화고 전공과목 교사들은 이론 중심으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등교했을 때 실습을 몰아서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온라인 수업 일정을 편성하고 있다.


서울의 한 공업계열 고등학교 교사는 “공업계고는 실습 위주의 수업이 많은데 온라인으로는 시연을 보이는 정도로만 실습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며 “등교 수업이 늦춰질수록 이전 졸업생들에 비해 학생들의 실력이 전체적으로 떨어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문혜림 선정국제관광고 교무부장은 “온라인 수업 특성상 대면수업에 비해 학생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 수업 진행에 차질을 겪는 경우도 있다”며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교사들로부터 온라인 수업에 대한 문제점을 취합해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격증 시험 연기 등 취업에도 악영향 우려

특성화고 학생들이 취득해야할 자격증 시험이 연기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학습의 결실이 자격증 취득으로 이어지는데 시험 중단 기간이 연장되면서 학습 계획도 흔들리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4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연장에 따라 국가기술자격 및 일부 상시검정 종목 자격증 시험 중단 기간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기능사 실기시험 등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시행하지만 상시검정 필기·실기(미용사 피부, 메이크업 2종목)시험 중단 기간은 2주간 연장하기로 결정됐다. 시험 중단 기간이 연장된 상시검정 종목은 ▲한식·양식·일식·중식조리기능사 ▲제과·제빵기능사 ▲미용사(네일·일반·피부·메이크업) ▲굴삭기·지게차운전기능사 ▲워드프로세서 ▲컴퓨터활용능력 1,2급 ▲전산회계운용사 1,2,3급 등 총 18개 종목이다. 특성화고 교사들은 학생들이 학기 중에 준비해야할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하면 취업에도 지장이 있을까봐 걱정하고 있다.


류성하 서울아이티고 교사는 “일반고도 학종(학생부종합전형) 위주의 대입 특성상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걱정이 크겠지만 특성화고에서는 자격증 일정과 취업 일정 등에 대해 더욱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류 교사는 “일정이 늦춰지는 것도 문제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채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취업률 하락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필수 실습시간 부족해 간호조무사 일정에도 ‘빨간불’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일정 시간 이상 실습 교육을 받아야하는 전공은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간호조무사 자격증이 취업에 꼭 필요한 보건 및 간호학과가 대표적이다. 간호조무사 시험에 응시하려면 740시간의 이론교육 수업과 780시간의 실습 교육을 완료해야 한다. 이론 교육 수업은 온라인수업이 인정되지만 병원에서 이수해야하는 실습시간은 대체가 불가능하다.


간호조무사 시험은 매년 3월과 9월에 치러지며 특성화고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9월 시험에 응시한다. 학교에서는 9월까지는 사태가 진정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병원 실습은 등교보다 더욱 신중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이 제대로 진행될지 미지수다.


신승욱 대성여고 보건간호과 부장교사는 “학생들이 올 해 2월 겨울방학에 병원에서 실습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며 전면 중단됐다”며 “9월 시험에 응시한 이후 실습시간을 채우면 자격이 인정된다는 공문을 받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시험 자체가 취소될 수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신 교사는 “자격증 응시 여부와 관계없이 보건 계열 학생들은 실습을 통해 실무능력을 높여야 한다”며 “학생들이 집에서도 따라할 수 있도록 전공과목 교사들이 보건 실무 수업도 온라인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 실습훈련 미뤄지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기업에서 실습 훈련을 받아야하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도 등교 수업이 늦어지면서 실습 시간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광주전자공고는 자동화기계과, 디자인과, 자동차과의 경우 고용노동부 산업인력공단에서 운영하는 일학습병행산학일체형 도제학교에 참여하고 있다. 전공마다 다르지만 정해진 900~1000시간 중 일정 시간 이상은 기업에서 훈련 받아야 한다.


전민석 광주전자공고 교사는 “무리해서 회사에 나갈 경우에 발병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현재는 온라인 수업만 진행하고 있으며 등교가 가능한 시점에 학생들을 회사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 교사는 “2학년 2학기부터 도제훈련을 시작하기 때문에 1학기 내에 상황이 좋아진다면 교육훈련 이수에는 문제가 없지만 장기화될 경우가 문제”라며 “빠른 시일 내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도제학교 참가 학생들이 기업 실습을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입 일정에만 쏠린 관심, 특성화고는 소외

사회적으로 대입 일정과 방법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논의가 진행되는 반면 특성화고의 일정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는 점에 대해 교사들은 아쉬움을 표한다. 교육부에서 3월 31일 배포한 온라인 개학 관련 보도자료에는 수능 시행일을 2주 연기하는 등 2021학년도 대학 입시 일정 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현장실습과 자격증 시험 등 특성화고의 취업과 밀접하게 관련된 일정은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규정상 현장실습은 수업일수의 3분의 2를 채운 이후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연기된 일정에 따라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특별한 재난 상황에서도 일반고에 비해 직업계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한 것과 관련한 국민 청원도 등장했다. 3월 30일에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재학 중인 고3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주세요’라는 청원이 등록됐다. 이 청원에는 “작년에는 3월 20일 킨텍스 고졸 채용 잡콘서트를 시작으로 여러 공기업과 금융권 채용이 진행됐지만 올해는 채용 일정을 정확히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상반기 채용 일정이 모두 취소되거나 축소된다면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취업을 못하고 졸업하는 상황이 발생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원자는 “‘수능 연기’ 방안을 검토 중인 것처럼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의 취업을 위한 대책도 마련해 달라”며 “공공기관이 재작년이나 작년과 비슷한 규모로 고졸 채용을 진행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이 청원에는 2만 8천여 명이 동의(4월 21일 기준)하며 특성화고 대책에 대한 공감을 표했다.


근명고 전본수 교장은 “작년의 경우 지금쯤 공무원과 공기업 채용 공고가 하나둘 나오는데 올해는 전혀 소식이 없다”며 “채용 규모 축소로 이어질 것 같아 두렵고 중소기업 등의 채용도 위축될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다채로운 특성화고 학사일정, 올해는 대폭 축소

개학이 여러 번 미뤄지면서 학사일정도 수차례 변경됐다. 대부분 학교에서 교과 수업 시간에 집중하고 있지만 정규 수업 외에도 다양한 학사 일정이 존재한다. 체육대회와 체험학습 등 온라인으로 실행할 수 없는 일정은 무기한 연기됐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평가 일정도 다시 편성했으나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손성배 이화미디어고 교사는 “처음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사일정을 조정했지만 2차, 3차 개학이 미뤄지고 언제 등교가 가능할지 장담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일단 대부분의 활동을 2학기로 미뤄둔 상태지만 상황에 따라 체육대회 등 여러 일정이 취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한경DB

hyu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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