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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8] 직업계고 현장실습, 중소기업의 목소리 조회수 : 652




[하이틴 잡앤조이 1618=박인혁 기자] “기업마다 상황 다르지만 채용으로 이어지려면 현장실습 필요합니다”

수많은 기업마다 고졸 채용 계획 및 직업교육훈련을 위한 시스템이 다르다. 업종이나 기업 규모에 따라 채용 인원에 차이가 있고 직업훈련 프로그램도 다르게 구축돼 있다. 실습훈련생에게 주어지는 업무나 채용 연계도 제각각이다. 현장실습제도 폐지 및 부활에 대한 기업들의 시선이 각기 다른 이유다. 중소기업 인사담당자와 직업계고 현장실습생 직업교육훈련을 맡은 실무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가감 없이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익명을 전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채용 시기나 나이보다 직업인으로서의 소명 의식이 중요”

꾸준히 고졸 채용을 진행하던 A 회사는 올해 1월에 세 명의 직업계고 졸업생을 채용했지만 두 명이 회사를 그만뒀다. B 팀장은 회사에서 일의 강도는 변함이 없지만 학생들의 눈이 높아졌다고 느낀다.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이 발달하면서 학생들이 습득할 수 있는 정보가 비교적 많아졌기 때문이다.
B 팀장은 고등학생이 현장실습을 통해 취업을 하거나 졸업한 이후에 스무 살에 취업을 하거나 기업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그보다는 취업자가 얼마나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더욱 중요하게 느낀다.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직업인이라는 소명 의식이 오랫동안 근속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B 팀장은 “안전 등과 관련된 업무에 대해서는 철저히 교육하고 가이드 해야한다”고 주장하면
서도 “현장실습 폐지로 인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이 이른 취업을 불가능해지는 등 일부
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업무와 실습생 교육을 병행하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
C 회사는 2017년에 지역 특성화고의 추천을 받아 처음으로 두 명의 현장실습생을 받았지만 결국 정식 채용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토목 설계라는 직종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업무 숙달에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서 현장실습을 나온 학생에게는 기초적인 사무 위주의 일만 주어졌다.
현장실습생의 사수로 업무 지시 및 직업교육훈련을 담당했던 D 과장은 “직업교육훈련을 맡은 전담 직원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업무에 대한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하며 “전공을 살린 업무보다는 단순한 사무 업무가 주어지다보니 학생도 만족도가 높지 않아 보였다”고 말했다.
D 과장은 “현장실습생이 의욕이 없고 업무에 적극적이지 않아서 학생으로서도 기업으로서도 득이 될 게 없었다”면서 “현장실습에 참여한 학생이 자신의 적성에 꼭 맞는 기업에 실습을 나오게 됐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한다. C 회사는 당분간 현장실습생을 받거나 고졸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D 과장은 말한다.
그는 “기업의 직종과 학생의 전공이 관련 있는 것은 맞지만 같은 직군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회사들이 있다”고 말하며 “조금 더 세분화된 직종별 현장실습 프로그램이 마련돼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실습할 수 있다면 취업의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실습 제도, 중소기업에 꼭 필요하지만 확실한 개선이 필요”
오래 전부터 꾸준히 직업계고 학생들을 사무보조직으로 채용해온 E 회사는 현장 실습제도 폐지에 따른 영향이 제법 크다. 기업에서 채용이 필요한 시기에 재학생들을 채용할 수 없으니 졸업생 위주로 채용하고 있다.
하지만 F 과장은 “안전사고와 노동력 착취 같은 문제는 분명 존재하는 현실이고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하며 “우려되는 모든 문제점들을 개선한 후에 현장실습이 재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책적으로 취업 환경을 꼼꼼히 실사하고 안전사고를 방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F 과장은 전공에 따라 직종을 제한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누구에게나 진로를 바꿀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면서 “처음에 선택한 전공이 마음에 들지 않는 학생이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길이 막혀버린다면 너무도 큰 비극”이라고 덧붙였다.
F 과장은 학교에서 취업률 높이기에 급급한 분위기 속에 학생들이 적성에 맞지 않아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더 큰 비극은 일부 학생들이 적성에 맞지 않음에도 현장실습생 신분으로 일을 하다가 졸업하고 나서 그만두는 상황이다. 현장실습을 그만두고 돌아오면 패배자처럼 인식하는 학교 분위기 때문에 중도 포기를 못하는 경우다.
지금까지 많은 직업계고 학생들을 채용해온 E 회사는 현장실습 제도에 다소 변화가 있더라도 앞으로도 꾸준히 고졸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F 과장은 “많은 자격증이 있는 학생도 실제 회사 생활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문서 작성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선생님들도 많은 공문을 주고 받으시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학생들에게 전문 기술도 중요하지만 공문이나 보고서 같은 기본적인 문서 작성 능력을 가르친다면 직장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붙였다.

“학습 중심 현장실습은 고졸 취업에 불리”
G 회사는 2018년 조기 취업형 현장실습이 사실상 폐지되면서 고졸 채용에 대한 의존도를 줄였다. 현장실습생에게 시킬 수 있는 업무가 한정되고 잔업을 시킬 수 없다는 점이 G 회사 직종의 특성상 불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H 과장은 “예전처럼 일을 맡기면 위법이 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그런 위험을 떠안을 리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직업계고 학생들이 현장실습 기간 없이 전문대나 대학교 졸업생과 경쟁을 한다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G 회사에서 고졸 채용이 예전처럼 원활히 이뤄지려면 현장실습에 대한 규제가 조금 유연해 져야할 것 같다고 H 과장은 말한다.


hyu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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