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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8] 심상돈 한국강소기업협회 회장, “고졸 성공 사례, 기업과 학교가 함께 노력해야죠” 조회수 : 1274




[하이틴 잡앤조이 1618=박인혁 기자] 직업계고 취업률이 떨어졌지만 중소기업은 오히려 구인난에 허덕인다. 심상돈 한국강소기업협회 회장은 “가교 역할을 했던 직업계고 현장실습이 사라지면서 생긴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학생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였던 현장실습 제도가 빠른 시일 안에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강소기업협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강소기업협회는 성장 잠재력이 높고 수출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발굴해 상생협력을 통해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사단법인입니다. 한국대강소기업상생협회로 출범했는데 최근 강소기업협회로 명칭을 바꿨습니다. 1000여 곳의 기업이 회원사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강소기업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스타키코리아 대표이사 심상돈입니다.


직업계고 현장실습 제도가 폐지되면서 취업률이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까요.

직업계고 학생들의 현장실습은 기업 입장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제도였죠. 학교에서는 취업이 안 된다고 아우성이지만 기업들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괴로워합니다. 학생들이 대기업에는 가고 싶어 하지만 중소기업 취업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죠. 

그동안 현장실습 제도를 통해 학생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취업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현장실습을 통해 기업은 좋은 직원을 찾고 학생들도 좋은 직장을 찾을 수 있었는데 그런 기회가 사라진 것 같아 아쉽습니다.


기존 현장실습 제도가 폐지된 원인인 안전사고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안전사고는 매우 안타깝고 결코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현장실습생들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전 교육을 강화하고 철저히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안전사고를 방지해야죠.

하지만 안전사고가 일어났다고 현장실습 자체를 폐지한 현실은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는 속담이 정확히 들어맞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안전사고는 실습생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어요. 산업 현장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일이고 현장실습을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건 근본적인 방안이 될 수 없습니다.


교육훈련보다 단순 업무에 현장실습생이 투입돼 노동력 착취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현장실습생들이 처음부터 숙련된 기술을 요하는 업무를 할 수 없으니 어느 정도 단순 업무에 투입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노동력 착취라고 하기보다는 직업훈련의 일종으로 이뤄지는 경험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업무에 대해 참관만 한다면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다를 게 없을 테니까요.

무협 영화에 비유하자면 무술을 배우기 전에 처음 몇 달은 하루 종일 물만 긷잖아요. 물론 이런 시스템이 너무 도가 지나치는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겠죠. 현장실습을 시작하기 전에 전체 과정에서 어느 정도 비율로 특정 업무에 투입할 수 있다고 세부적인 규정을 정해야죠. 그리고 규정을 학생들에게 정확히 고지하고 철저히 지킨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실습 선도기업에 입찰 가산점 등 여러 혜택이 주어집니다. 기업에서 직업계고 학생들을 채용할 때 특히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결국 현장실습 및 채용의 본질은 준비된 인재입니다. 기업들에 주어지는 금전적인 혜택도 물론 큰 도움이 되지만 중요한 건 실제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입니다. 아무리 좋은 지원이나 혜택이 있어도 필요 없는 인재를 고용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앞으로 근무 환경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이제 특정 기업에 소속돼 몇십 년 재직하는 시대는 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프리랜서처럼 자유로운 소속으로 공간 제약 없이 일할 수 있고 그런 환경이 자연스러워지겠죠. 특히 지금의 10대나 20대는 AI와 함께 일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입니다. 직업교육훈련이 미래 산업 환경에 맞춰 달라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산업 현장에서 원하는 인재를 직업계고에서 배출하기 위해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까요.

오래전부터 교육이 현실과 많이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많았죠. 학교에서도 많은 준비를 하고 변화하고 있겠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직원들도 학교에서 몇 년 배운 것보다 현장에서 6개월 배운 게 더욱더 많다고 얘기합니다.

직업 교육이 단순히 지식 주입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학생들이 특정 영역에서는 어른들보다 정보 습득이 빠르잖아요.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는 주어진 환경에서 역량을 발산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교사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토론 위주의 학습이 이뤄진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구체적에서 교육 현장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교단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젊고 현장에 익숙한 전문가 교사들이 더욱 많이 필요합니다. 산업계의 현장전문가가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유연하게 열려야 합니다.


기업에서 느끼는 기존 현장실습 제도의 문제점이 있을까요.

때로는 단순히 학교에 가기 싫어서 취업과 연계된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적성을 무시하고 당장 참여할 수 있는 현장실습에 투입되는 경우죠. 이런 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얼마 가지 않아 그만두는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은 기업에도 학생에게도 큰 손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의 직업계고 취업 장려 정책에 대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취업률에 대한 허수를 파악했으면 좋겠습니다. 정부나 학교에서는 취업률 높이기에 급급하지만 결국 취업한 학생들이 취업 이후 얼마나 다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개월이나 6개월 정도 수행하는 학생은 다음에 다른 직장에 지원할 때 이력서에 해당 경력을 기재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오래 근속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수치가 포함된 취업률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향후 협회 차원에서 고졸 채용에 대한 계획이 있나요.

직업계고 학생들을 포함한 여러 구직자들이 우수한 중소기업에 대해 인식을 바꾸도록 협회 차원에서 준비할 예정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직접 회사를 방문하는 기회를 만들려고 합니다. 꼭 채용과 연계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학교에서도 대기업뿐 아니라 강소기업에 대해 알아보도록 권장하고 추천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강소기업협회 회원사 및 중소기업 CEO들께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구직자들이 대기업이나 공무원 시험에 집중하는 현상이 증가하면서 많은 중소기업에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직 많은 기회가 있습니다. 중소기업에서 고졸 인재 성공 사례가 자주 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면 됩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달리할 수 있는 홍보의 기회를 만들어 갑시다. 학생들이 회사를 방문하거나 인사담당자와 상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면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hyuk@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