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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8] 고졸인재 취업 달인, 취업부장만 15년 째 이용선 교사 조회수 : 1332




[하이틴 잡앤조이 1618=정유진 기자] “성적이 좋지 않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취업으로 이끌면서 사회 진출에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니 교사로서 뿌듯하고 보람 있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광주전자공업고에서 진로(취업)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용선(56세) 교사는 제자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 교사는 “무엇보다 학생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작업환경이 좋은 곳을 찾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취업을 담당하면서 아쉬운 점에 대해 “옛날과 달리 아이들과 소통하기가 어렵다”며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알 수 없고 도와주고 싶어도 서로 마음을 열기가 힘든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서광주전자공고 취업부장(진로상담)교사 이용선입니다. 저 역시 공업계고등학교를 다녔고 대학 졸업 후 공업계고 전자과 교사로 20년 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취업 담당을 맡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처음에 3학년 부장을 담당하다가 2년 정도 취업업무를 겸업 했습니다. 당시 성적이 좋지 않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취업 시켜 사회로 내보내 보니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사회인으로 생활하며 즐거워하는 제자들을 보고 교사로서 보람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한 학생은 학교를 그만둔다며 찾아 왔는데 다독여서 졸업을 시키고 취업까지 시켜준 경험도 있습니다.


취업 부장으로서 보람됐을 때가 있었다면요.

학생들이 회사 잘 적응해서 5~6년 다니다가 소식이 오면 좋습니다. 어떤 학생은 아버님께 농사지을 땅을 사드렸다고도 하고 또 다른 학생은 12평 임대아파트 살다가 20평대 아파트를 샀다고도 하는 등 아이들이 잘되는 모습을 지켜볼 때 가장 뿌듯합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아이들 소식을 들을 때 가장 기쁩니다.


그럼 반대로 포기 하고 싶었을 때도 있었을 텐데요.

배신(?)이죠. 꼭 취업해야하니 도와달라고 해서 보내놓으면 두어 달 다니다가 대학에 진학하거나 특별한 이유도 없이 회사 그만두고 노는 학생들을 보면 그렇습니다. 이런 일로 회사에 사과하러 간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1년 정도 또는 군대 갈 때 까지는 다녀야 하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그만두게 되면 후배들이 그 회사에 입사하기 어려워지죠. 회사와 학교간의 관계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 현재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이 어려운 것도 제도의 변화가 아니라 산업체와 학교간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숫자에만 연연하기 때문에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5년이라는 시간동안 많은 학생들이 스쳐 지나갔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은 학생이 있다면요.

여학생 2명이 생각나는데요. 한 학생은 아빠와 남동생하고 세 식구였는데 가정방문을 해 보니(담임으로서) 깨끗하게 살림을 하고 살더라고요. 안타까운 환경이었지만 학생이 부지런했습니다. 이 학생은 작은 중소 기업에 취업했다가 대기업으로 옮겼고 아빠와 동생이 살 집도 사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봤습니다.

또 다른 학생은 당시 가정폭력으로 힘들어 하는 아이였는데 취업을 포기하려는 학생을 여러 번 설득해 졸업할 때쯤 타 지역으로 취업시켜 독립시켜 줬습니다.


공업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중학교 3학년 때 진로를 선택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잘 모르고 전공을 선택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또한 실습에는 흥미를 느끼지만 교실에서의 이론수업은 매우 힘들어 합니다. 취업이든 진학이든 좀 더 넓은 눈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공업고 학생들의 취업 상황은 어떤가요.

전국의 모든 취업 담당 선생님들이 공감하실 텐데요. 취업을 시켜주는 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공업계열은 대부분 남학생들인데 병역미필이라 웬만한 기업에서는 채용을 기피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여학생들의 경우 사무직을 가고 싶어 하는데 교육과정상 OA(사무자동화), 세무, 회계 등은 상업계에서 배우기 때문에 채용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중소기업은 전기전자, 기계 등 전공 관련 취업은 할 수 있지만 만족도가 떨어져 1년 내 퇴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과 선생님의 취업의 뜻이 다를 경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솔직히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학생이나 학부모의 기대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본인의 선택에 맡기고 있습니다. 학생의 눈높이와 기업의 눈높이가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사실 졸업 후에도 진로 미결정자가 30% 정도에 이릅니다.


현재의 현장 실습에 대해 선생님의 생각은 어떤가요?

현장실습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공에 맞게 실시) 과거에는 전공과 관계없이 아이들을 내보냈는데 그러다보니 부작용이 많았습니다. 취업률 등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사회 진출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선생님들의 노력이 우선입니다. 또한 졸업 후 바로 취업할 수 있도록 정부의 고졸 인재 로드맵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열심히 노력만 한다면 특성화고 학생으로서 좋은 길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땀을 흘리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물을 수확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jinjin@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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