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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8]특성화고 인식 개선 노력에도 역부족… “2017년 미달인원 3000명 훌쩍 넘어” 조회수 : 1426


[하이틴잡앤조이 1618= 김인희 기자] 매년 전국 특성화고 신입생 모집에서 미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조사한 시도교육청별 특성화고 충원현황 자료에 따르면 신입생 모집에서 최근 3년간 ▲2015학년도 1899명 ▲2016학년도 1404명 ▲2017학년도 3354명이 미달됐다. 2017년 기준 미달인원은 전년도보다 139% 증가했다. 능력중심사회를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직업교육을 받으려는 학생들은 갈수록 줄어든다는 얘기다. 

미달 인원의 증가는 학생을 선발해서 뽑는 특성화고에게는 치명적이다. 최소 25명 정원의 한 학급이 없어질 수 있고 심각하면 한 학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특성화고 신입생 모집 시기를 앞두고 최근 3년간 특성화고가 겪고 있는 미달 실태와 그 요인을 분석했다.


전국 특성화고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각 학교별로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학과개편, 실습강화, 취업 맞춤교육, 취업 성과 등 다각도로 노력을 펼쳐왔으나 미달 상황은 더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중등직업교육정책과의 신민규 사무관은 “아직도 특성화고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학부모나 학생들이 많고 학교 홍보를 진행해도 잘 알려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전국 특성화고 교장선생님이 모인 워크숍에서 각 학교마다 설명회를 개최해 봐도 기존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어렵다는 고충을 들었다”고 전했다.




<전국 시도교육청별 특성화고 충원 현황> 



전국 미달인원 3000명 돌파…학과 쏠림 현상‧고졸채용 감소 원인

2017년 특성화고의 신입생 입학생 정원에 3354명이 미달됐다. 2015년(1899명), 2016년(1404명)까지 2000명 미만 수준이었던 미달인원이 지난해 3000명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미달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경북지역(675명)으로 2016년(109명)보다 6배나 증가했다. 박복재 장학사는 “2016년에서 2017년 고등학생 전체 학생 인원이 약 1000명이 줄었고 매년 900명~1000명씩 감소하고 있어 미달인원은 지속적으로 발생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민규 사무관은 “도 단위에서는 중학교 3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시기 인원수가 크게 변동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 때문에 미달인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 된다”고 설명했다.

2016년에서 2017년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는 대구지역이다. 2016년(6명)보다 30배가 증가한 189명이 미달됐다. 

전국에서 특성화고 학교 수가 가장 많은 경기지역의 미달인원은 2017년 280명이었다. 2016년에는 41명 초과였다. 다음으로 학교 수가 많은 서울지역(70곳)은 2017년 126명이 미달됐다.  인천지역의 경우 371명이 미달됐고 전년(69명)대비 미달 인원이 5배를 넘었다.

지난해 기준 전남‧전북지역은 624명, 271명이고 경남지역은 2016년(223명)보다 증가해 2017년 354명이 미달됐다. 또한 강원 지역은 326명, 부산 지역은 39명 미달됐다.

특성화고에서 미달현상이 발생한 배경으로는 특정학과에 쏠림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중등직업교육정책과의 장은진 주무관은 “학생들이 인기학과에 지원하는 ‘학과 쏠림현상’이 나타나면서 소외되는 학과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다수 지역에서 입학 정원보다 많은 학생들이 특성화고에 지원해도 미달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민규 사무관도 “지역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인기 학과, 학교별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주력학과가 있어 학과 미스매치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시기마다 계열별로도 지원 상황이 바뀌고 있어 학과 미스매치 비율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달현상이 발생하는 또 다른 요인은 고졸 채용이 이전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을 높여준 분야인 금융회사, 대기업 등이 이전보다 고졸채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시중은행 10곳의 고졸 채용 인원을 분석한 결과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8곳(신한, KEB하나, 스탠다드차타드, 산업, 수협, 한국씨티, 농협)에서 고졸 채용을 기존보다 절반 이상을 줄이거나 블라인드 채용방식에 따라 별도로 뽑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은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0명 내외로 채용인원을 유지했고 우리은행은 2015년 70명 채용한 뒤 2016년~2017년 절반으로 줄였다가 올해 하반기 다시 60명으로 늘렸다. 

장은진 주무관은 “상업계열에서 인기가 높은 금융계열 학과가 이전보다 지원자가 줄어든 것은 고졸 채용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금융 서비스가 창구업무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다보니 채용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직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자리 잡고 있는 것도 특성화고를 불리한 상황에 직면하게 만들었다. 여전히 학생들은 일반고를 가고 대학에 진학해야 좋은 직장에 취업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학부모와 교사 또한 이 생각으로 진로선택을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원, 전문직이 되고 싶다면 일반고를 가서 대학에 진학해야하는 것이 맞지만 본인의 진로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반고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신민규 사무관은 “기술‧기능공 분야의 직업이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이 분야를 교육시키기 위해 특성화고에 보내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세종‧충북의 신입생 수는 입학 정원을 넘어섰다. 광주는 ▲2016년 34명 ▲2017년 20명으로 2년 연속 정원을 초과했으며 특성화고가 2개인 세종은 2년 연속 정원에 맞춰 신입생을 선발했다. 충북의 경우 ▲2016년 61명 ▲2017년 16명 초과해 미달을 피했다.  


서울 지역, 특성화고 절반 이상 미달 발생…“정보 부족으로 제대로 된 진로지도 못해” 

서울지역의 경우 2017년 12월 기준 2018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특성화고 70개교 중 44개교에서 2079명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교육청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0개교 99명 ▲2017년 16개교 546명 ▲2018년 44교 2079명이 미달됐다. 

서울시 교육청의 진로직업교육과 장영란 장학사는 미달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지난해 중학교 3학년 학생수가 9500명 감소했고 특성화고 현장실습 사고 언론보도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컸다”며 “특성화고에 대한 정보 및 이해 부족으로 진로지도가 어려운 상황”때문이라고 말했다. 


선호하는 직종 달라지면서 비인기 학과 나타나…특성화고 학과개편 활발히 추진중

특성화고의 미달현상은 주로 전통적인 공업‧상업계열의 학과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상업계열의 경우 상위권 학생들은 금융계열 학과를 선호하는 반면 중‧하위권 학생들은 학과에 지원할 때 적성과 흥미에 따라 선택하는 경향이 높았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전통적인 상업계열보다 산업 트렌드를 반영한 첨단 신설 학과 등에 관심이 쏠렸다.

서울시교육청 진로직업교육과의 장영란 장학사는 “금융회사‧공기업 등은 특성화고에서 좋은 취업처로 인정받고 있지만 학과 지원 문제와는 별개다”며 “상위권과 중하위권 학생 간 전통적인 상업계열(금융‧사무)학과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벌어지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2010년부터 서울‧경기지역 특성화고에서 근무해온 백암고 취업지원관 강동수 교사에 따르면 경기 성남지역 기준 특성화고에서 금융학과‧디자인학과가 미달 현상이 나타났다. 강 교사는 “성남금융고의 경우 금융학과와 디자인학과가 50명씩 총 100명이 미달돼 2개 반이 사라졌다”며 “해당 분야에서 채용 기업과 채용인원수가 적다보니 학생들이 대학진학을 선택하고 취업자가 줄어들자 학과미달”고 설명했다. 

특성화고는 과거 공업‧상업 등 특정 분야 전문 고등학교로서 직업교육을 실시해오다가 2012년 모든 전문계고가 특성화고로 통합됐다. 1970년~1980년대 2차(공업‧광업 등)‧3차(상업‧금융업 등) 산업이 발달하면서 전문계고(실업계고)의 상업‧공업계열의 교육이 교육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제는 4차 산업(정보‧서비스 등 지식 집약적 산업)이 발달하면서 직업교육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같은 산업 변화를 반영해 몇몇 특성화고에서는 기존 학과를 폐지 또는 통합해 ‘IT’, ‘스마트’, ‘마케팅’, ‘융합콘텐츠’, ‘첨단’ 등의 명칭으로 변경해 학과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 7월 ‘2018 특성화고등학교의 학과 개편’ 지원비로 총 108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우선 16개 학교에서 66개 반을 재구조화하고 4개 학교에서 15개 반을 증설한다. 군포e비즈니스고등학교의 경우 디자인과를 폐지하고 스마트소프웨어과, IT융합과, 그래픽디자인과, 마케팅과를 새롭게 신설한다. 삼일공업고와 매향여자정보고는 4차산업시대 직업인을 양성하기 위해 각각 3D융합콘텐츠과, 소셜미디어콘텐츠과를 신설한다.

대전시 교육청도 지난 7월 대전 소재 특성화고 6개교를 대상으로 학과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전전자디자인고는 드론전자과‧토탈미용과 등을 신설했고 대전신일여고는 미디어예술과를 신설하고 대전여자상업고는 회계정보과에서 IT사무행정과로 변경하기로 했다. 


서울시 ‘서울 전체 중학생 대상’ 홍보 실시, 인천시 ‘특성화고 컨설팅 장학’ 진행

몇몇 교육청에서는 특성화고의 경쟁력 강화와 학교 홍보를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서울시 교육청은 올해 7월부터 서울지역 전체 중학교를 대상으로 특성화고 홍보에 나섰다. 이전까지는 희망하는 중학교에 한해 일부 학생 또는 학부모를 모아 입학 설명회를 진행하는 형식이었고 일부 학교에서는 특성화고 홍보를 원치 않는 곳도 있었다. 

장영란 장학사는 “전체 384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신청학교를 모집해 363개 학교가 신청했으며 ▲7월 1차 136개 ▲8월 2차 57개 ▲9월 40개 학교에서 특성화고와 직업교육에 대한 홍보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홍보 프로그램은 이제까지 특성화고 설명회의 관행을 바꿔 홍보 대상에서 제외됐던 학생들에게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라며 “10월에는 학생‧학부모 대상 설명회를 열어 학교별 입학상담, 학교별 전시, 체험 행사를 개최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특성화고 모집에서 371명 미달된 인천광역시 교육청은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장학지원단(30명)을 구성해 특성화고‧마이스터고 10개교를 대상을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번 컨설팅은 ▲학교의 교과별 수업 방법 개선 ▲학교 간 공개 수업 참관 및 교육정보 교류 ▲학교별 우수사업 사례 공유 등으로 진행됐다. 창의인재교육과 직업교육팀의 김진미 장학사는 “특성화고가 각  학교를 개선시키고 변화할 수 있도록 지난 4개월 간 ‘특성화고 컨설팅 장학’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kih0837@hankyung.com 사진=한국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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