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직업의 세계] ′티칭 아티스트′ 김문정, ″카메라 통해 세상 바라보는 눈 키워줘요″ [직업의 세계] 조회수 : 9104




 “정부나 기업에서 문화에 대한 관심은 꾸준하잖아요. 미래를 내다봤을 땐 언젠가는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해요.”


The Galleria Magazine, Cosmopolitan korea, studio K2 Creative(new york, USA)….포토그래퍼로 실력을 인정 받았던 김문정 럭스 비주얼 스튜디오 대표가 새로운 직업 ‘티칭 아티스트’로 변신했다. 카메라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직업 ‘티칭 아티스트’는 과연 어떤 직업일까.  



티칭 아티스트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

누군가에게 사진을 가르쳐주는 직업인데, 일반적으로 카메라 사용법, 사진 촬영법을 비롯해 카메라가 친구가 되어 주고,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주게 도와주는 역할이다. 


어떤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나? 

남녀노소 누구나 가능하다. 현재는 다운증후군이나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수업은 어디서 하나?

장소가 한정돼 있진 않지만 현재는 태릉에 위치한 다운 증후군 복지관에서 격주 토요일마다 모여 3시간 정도 수업을 하고 있다. 다운 증후군이나 지적 장애 아이들 15명 정도 수업을 받는다. 


장애우들이 사진을 배우면 어떤 장점이 있나?

보통 우리가 악기를 하나 다루면 자신감도 생기고 외롭지가 않다. 카메라를 활용할 줄 알면 야외에서 사진을 찍기 때문에 자연스레 야외활동을 하게 된다. 그럼 외로움도 줄게 되고, 특히 장애우들에게는 카메라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한번은 정신과와 연계해서 인터넷 게임에 빠진 아이들한테 사진 수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만날 가상현실에 살던 아이한테 카메라를 줬더니 그 아이가 평소에 보지 않았던 하늘을 보고, 자연을 느끼더라. 그러면서 점점 게임 시간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포토그래퍼에서 티칭 아티스트로 전환된 계기가 있나?

사진을 찍은 지는 한 17년 정도 됐고, 원래는 인물 사진가였다. 몇 년 전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청와대에 걸어 둘 사진을 촬영한 적이 있다. 대통령과 영부인을 남편과 함께 촬영 하고 나서 문득 ‘이만큼 했으면 됐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 즈음 아이가 크면서 사진에 대한 관심을 가졌고, 장난감처럼 카메라를 가지고 노는 걸 봤다. 아이가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보는 시각이 커지고, 탐색하고 활동할 수 있는 걸 보면서 사진이 아이한테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티칭 아티스트로서 다양한 아이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고 있다.


주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이유가 있나?

딱 소외계층만을 위한 수업은 아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인데, 소외계층의 아이들이 사진을 쉽게 접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 기업에서 그 아이들을 대상으로 사진 수업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한다. 아마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티칭 아티스트는 몇 명이나 되나?

정확히는 모르지만 문화예술교육분야 국가전문자격증인 문화예술교육사2급을 취득하면 티칭 아티스트로 활동할 수 있다. 분야는 사진도 있고 연극, 영화, 무용 등 다양한 문화예술분야가 있고, 이 자격증을 따면 티칭 아티스트로서의 자격이 주어지는 셈이다. 


자격증 외에, 티칭 아티스트가 되기 위한 조건이 있나?

아무래도 그 분야의 전공자가 유리하다. 예를 들어 사진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사진을 가르치는 건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 카메라 사용법이나 촬영 방법을 가르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사진을 볼 줄 알아야 가르칠 수 있다. 때문에 사진에 대해 공부한 사람이 또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지 않나 싶다. 특히나 아이들이 찍은 사진을 보고 칭찬해줄 수 있는 공감능력이 중요한데, 아이들의 감성과 생각을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티칭 아티스트와 잘 맞을 것 같다.   


사진 티칭 아티스트는 꼭 포토그래퍼 출신이어야 하나?

꼭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사진을 잘 모른다고 해도 공감능력이 뛰어나다면 사진을 배울 수 있는 과정을 거쳐서 티칭 아티스트를 할 수 있다.


티칭 아티스트를 양성하는 곳도 있나?

예전부터 럭스 비주얼 스튜디오를 운영하다가 얼마 전에 연구소를 열었다. 이곳에서 티칭 아티스트를 양성하는 수업을 하기도 한다. 대부분 티칭 아티스트는 현재 포토그래퍼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라 연구소에서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발견하는 작업들을 한다. 


기억에 남는 학생 또는 수업이 있다면?

예전에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한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해보면 시각장애인과 카메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 생각하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 수업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사진이 시각예술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은 다른 감으로 사진을 찍더라. 소위 육감이라고 하는데 그들은 눈 하나만 제외했을 뿐 다른 감각으로 사진을 촬영하더라. 보통 시각장애인들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데, 카메라를 드니까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좋은 사진이란?

찍는 사람의 느낌이 드러나는 사진이 아닐까. 예전 수업 때 아이들한테 자신이 찍고 싶은 사진을 찍어보라는 과제를 내 준 적이 있었다. 평소 조용했던 한 아이가 카메라를 들고 운동장을 막 뛰더라. 몇 바퀴를 쉬지 않고 뛰길래 걱정이 돼서 그 아이한테 물어봤더니 바람을 찍는 중이라고 하더라. 사진을 확인해보니 초점이 흔들리고 볼품없었지만 그 아이가 찍고 싶어했던 바람이 담겨져 있었다. 그런 사진이 좋은 사진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들이 세상을 보는 관점을 달리할 수 있는 감각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사진이다.





티칭 아티스트의 비전은?

티칭 아티스트마다 격차가 있겠지만 최근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사진을 가르쳐주는 프로젝트가 정부나 지자체에서 꾸준히 있기 때문에 기획력만 있다면 비전은 무궁무진하다. 언젠가는 주목받고 부각될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직업의 장·단점을 꼽자면?

자유롭다는 장점에 반해 계속 움직여야한다는 단점은 있다.(웃음) 그리고 남들이 행복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카메라를 든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누구나가 행복한 사진을 찍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모든 초등학교에 사진 선생님이 배치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글 강홍민 기자(khm@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